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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고 달빛은 쏟아지는데 너는 그것을 느낄 수 있느냐. 

산들거리면서 바람은 부는데 너는 바람의 색깔을 기억하느냐."

  가문의 이름이 드높지는 않지만 좋은 집안의 아들로, 무관인 아버지 아래 시서화와 예를 두루 익힌 공자로 성장했다. 무공의 기초 또한 어릴 때부터 조금은 배웠다. 세 살 연상의 누나, 유은고가 있다.

 

  예쁘고 잘생긴 게 집안종특. 예뻤음 매우 예뻤고 자캐설정에 좀 얹어볼 먼치킨력은 외모스탯에 올인했다고 보면 될 만큼 걍 예뻤음. 장안에서 옥면공자라고도 종종 불렸다.

 

  14세, 느닷없는 반역 혐의로 일가족이 신형사에 끌려간다. 아버지 유경재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취조의 일부로, 부자를 마주 묶어 놓고 아들의 눈을 지져 멀게 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유경재는 끝까지 발설하지 않는다.

 

  유화는 두 눈을 잃고 이 때부터 전혀 앞을 볼 수 없어진다. 감금되어 있던 중 영문을 알 수 없으나 취조가 중단된다. 유경재와 강설 부부는 멀리 유배당하고 남매는 풀려난다.

 

  부상이 아직 아물지 않은 시기, 누나의 간호를 받으며 장안 외곽의 빈집에서 요양한다. 아버지의 친구들이 틈틈이 보내 주는 조력으로 생활한다.

 

  요양 생활을 시작하고 넉 달이 안 되는 시점, 의문의 서신을 받는다. 부모님과 가문의 일에 대해 긴히 전할 매우 중요한 일이 있으니 사하도를 방문하라는 내용. 발신인은 사하도주 구문현악. 사하도에 대해 들어 본 적도 없던 남매는 주변을 수소문하여 그것이 중원 남방의 장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구문현악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여행 도중, 누나 유은고의 의문의 실종. 강남에서 시장을 지나다 잠시 기척이 들리지 않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소란도 남기는 말도 아무것도 없었으며 앞을 보지 못하는 유화는 누나가 정확히 어느 시점에 사라졌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 근처를 며칠간 떠돌다가, 객잔에 묵으며 주변을 수소문하다가, 몇 주가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유화는 혼자 사하도로 떠난다. 들어야 할 것을 듣고,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 다시 누나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사하도에 도착하여 사하도주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전해듣는다. 터무니없는 누명이라고만 생각했던 반역 모의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구문현악은 제국을 쳐야 하는 이유와 경황,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사하도에서 양성 중이던 병력 또한 보여 준다. 유경재가 나라에 붙잡힌 시점에서 병사들은 유경재의 아들인 유화에게 충성해야 했으나, 고강한 무사였던 아버지와 달리 그 아들은, 병사들의 눈에는, 보잘것없이 예쁘장하기만 한데다 눈까지 먼 장님이었다. 구문현악은 유화에게 아버지의 뜻을 이어 복수를 하기 위해 무공을 전수받으라고 요구한다.

 

  유화는 선뜻 대답하지 않고, 사라진 누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구문현악은 아무 말이 없다. 유은고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 아예 상대하지도 않으며, 오직 복수를 위해 무공을 익히겠느냐고만 묻는다. 어찌할 도리가 없어 유화는 결국 가르침을 청한다. 그 이후 5년여간 사하도에서 무공을 수련한다.

 

 

  결코 인간다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구문현악은 복수에 대해 내내 강조했다. 그는 유화의 무공 실력이 궤도에 오르면, 사병들을 이끌고 몇 년이나 미루어졌던 계획을 이어 실행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유화는 전혀 생각이 달랐다. 무공을 익혀, 혼자 몸을 지키는 데 불편함이 없어지면 그는 사하도를 떠날 속셈이었다.

 

  19세의 봄, 나라에 큰 축제가 열려 장안이 떠들썩하고 외성이 개방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유화는 미리 쳐야 할 곳을 둘러보고 세상을 겪으며 물정도 알고 싶다는 이유를 들어 여행 다녀오기를 청한다.

 

여행을 빌미로 무림에 나와 곧장 누나 유은고의 탐색을 시작한다. 사하도주는 몇 차례 서신으로 돌아올 것을 명했으나, 유화는 이제 사하도가 자신의 과거로 흘러간 시절이라 여긴다.

"세상의 모습을 남들과 똑같이 느끼고 알고 살아온 시절이 아직 더 긴 나이입니다.

달빛에는 향기가 있고 바람에는 기억이 있습니다."

 

-성정과 말씨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유려하다. 일단 그를 대하는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그렇다. 과거의 좋지 못한 사건들

때문에 본인이 더욱 스스로를 다잡으며 신경쓰는 듯하다. 결코, 인간다움을 잊지 말 것. 예의와 교양 또한 공자였던 어린 시절과 다를 바 없음.

 

-개인적인 기호, 취미가 없다. 혼자서는 무언가 즐길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없고 항상 '해야 할 일들' 에 대한 압박감에 눌려 있는 상태. 단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들에서는 일시적으로 마음을 놓거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눈 앞의 상대에게 집중하는, 예의와 도리를 다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 작용해서인 듯.

 

-타고난 이목구비는 여전하다. 얼굴과 몸의 선이 곱고 아름답다. 거리에서 종종 지나치는 행인들이 한번쯤 돌아볼 만하나, 슬며시 감은 것인 줄 알았던 눈이 결코 뜨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허, 안타까워 혀를 차며 도로 고개 돌린다.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나, 소리와 기척 그리고 기의 흐름을 통해 주변을 읽어낸다. 일상생활은 물론 전투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다. 다만 무공 실력 자체는 특출난 편이 아니다. 어설픈 자객이나 수련이 부족한 이들을 문제없이 이길 수 있는, 딱 그 정도.

 

-사하도에서 입던 두어 벌의 비단옷을 가지고는 있으나 거의 입지 않으며, 그 외의 의복들은 고급인 것이 없다. 깔끔하게 옷매무새를 정리하지만 색채도 재질도 길거리의 서민들과 같아서, 언뜻언뜻 그의 외모 때문에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눈을 잃을 때 인두로 지져진 자국이 눈꺼풀 주변과 눈가에도 약간 남은 부분이 있어, 진하게 먹을 그려서 감춘다.

눈에 바르는 초록색은 일찍이 남매가 좋아하던 버드나무의 빛깔.

 

-누나를 찾고 있지만 시스콤은 아닙니다. 남은 끈을 어떻게든 이어 보려는 시도. 일단 헤어진 가족을 찾고 부모님의 구명 방법도 모색할 생각이다. 사하도주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인생을 복수와 증오로 물들이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병사를 일으키면 유배지에 있는 부모님이 위험해질 것을 짐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종종 악몽을 꾼다. 신형사에서 심문당하던 그날과, 누나를 다시 만났지만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마는 내용이 주.

 사하도에서 나온 이후, 소요를 만난다. 나이도 성격도 비슷하여 금새 서로 친구가 된 둘은 그러나, 전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유명한 다관茶館 인 대익루大益樓에서 점원과 시비가 붙어 다투던 중 사고를 치고 만다. 다관 건물 전체가 폭삭 내려앉아버린 것.  건물의 수리 비용에, 흙먼지로 범벅이 되어 팔 수 없게 된 귀한 차들까지, 지점은 두 사람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도무지 변상할 수 없는 금액의 손해를 청구했고 결국 유화와 소요는 그 빚을 갚기 위해 대익루에 매여서 일을 해 주게 된다.

 

 지점 내의 잡일이나 심부름부터, 무공을 할 줄 아는 둘이었기에 용병 일과 유사한 업무들, 그리고 때때로는 경쟁사에 대한 정보 수집과 이유 모를 미행까지 그야말로 '시키는 대로 뭐든지 다' 하며 지내는 나날이었다. 하지만 일이 크게 고되다거나 한가한 날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그 나이대의 소년답게, 장안을 벗어날 수는 없어도 제법 유쾌하게, 여기저기 놀러 다니기도 하며 지내곤 하였다.

 

 유화는 다관에서 일하는 도중에도 누나의 흔적에 대해 수소문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는데, 다관과 그 관계자들에게 누나의 인상과 비슷한 여인을 보았다는 증언을 종종 듣는다. 특히 상단의 호위를 위해 나섰을 때에는 거의 매번- 이것이 우연은 아니리라 어딘가 마음 속에서 짐작하는 바가 있어서 꽤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년에 걸친 빚 갚기가 끝난 후, 대익루에서는 그가 솜씨도 그럭저럭 괜찮고 비록 강제적이었지만 지금껏 같이 일하던 정도 있으니, 이제 보수를 주어서 고용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유화는 즉시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나, 당장의 의식주 문제 때문에 계속 다관의 숙소에 머물렀다. 빚에 매여 하는 일이 아니었으므로 조금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근처의 좋다는 곳이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들에도 기웃거리며 지내던 나날. 그러다 문득, 그의 앞에 삶이 꺾어지는 또다른 골목이 나타나는데.

 

 길을 가던 중, 화려한 가마 한 대가 그의 곁에 멈춰섰다. 희고 가늘게 빠진 손이 자줏빛 무거운 장막을 젖히고 말했다.

 

 -얘, 만금당에서 일해 보지 않겠니?

 

 

 

유화가 사하도에서 나와 만난 친구. 어릴 적에 전쟁으로 인해 가족 전부를 잃고 홀로 무림을 여행 중이다.

18세의 소년으로 유화와 비슷한 나이와 처지이기에 친구로 사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뜻밖의 사고- 거리에서 시비가 붙어 다투다가 이름난 다관(茶館)인 대익루의 한 지점을 통째로 부수는 바람에,

둘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한동안 그곳에 매여 여러 가지 일들을 해주며 지낸다.

 

양쪽 모두에게 서로는 처음 제대로 사귀어 보는 또래라는 점이 반가웠고, 온화하면서도 동시에 장난기와 호기심 많은 성격은 잘 맞았다.

떨어질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더해져 유화와 소요는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여러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 간다. 

 

 

강류시 여기저기에서 출현하지만, 그를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아무래도 풍월관 앞일 것이다.

고운 얼굴에 배려심이 깊은 성격이 특징으로,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대하는 풍월관 잡일꾼.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언니오빠 하며 알고 지내던 사람처럼 행동한다. 물론 성별은 남자.

 

유화가 선요를 처음 만났던 곳도 풍월관으로, 유화의 풍월관 첫 내방 당시 그가 앞을 못 본다는 것에 전혀 아랑곳 않고 친절히 안내했다. 의외로 시와 차에 뜻이 맞아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선요는 주변에 그런 지적인 대화를 나눌 사람들이 퍽 적었던 터라 유화를 더 마음에 들어한다.

선요가 대익루에 차를 사러 가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쌍방거래관계이지만, 그것보단 좀 더 우정에 가까운 사이.

 

강류시 만금당 조합장. 젊은 나이에 높은 직위를 꿰찬 데에는 그의 재능 뿐 아니라 죽은 양부의 권력 또한 크다.

어린 나이에 높은 직위에 있는 만큼 뒷소문도 좋지는 않지만, 그의 귀에 들어갈 정도로 크게 떠들고도 무사한 사람은 없었다.

자신의 직업적 권력과 재력 이외에도 풍제국 고위 관직이었던 죽은 양부의 유산을 모두 물려받아 어마어마한 재력가.

 

강류시의 가장 큰 만금당 건물 뒤편에 사채를 가지고 있다. 만금당과 사채를 제외한 곳으로 이동할 때는 가마를 타고 이동한다.

밤이면 가끔 그의 가마가 어디론가 지난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 수가 없다.

 

유화를 길거리 캐스팅해서 자신의 만금당에 취직시켰는데, 말로는 얼굴만 보고 데려온 부엌데기쯤이라지만 심중을 알기 힘들다.

저는 사실 남캐 고자로 명망이 높은, 고자로 명망이 높으면 이상하지만 정말로 그런, 허우대 멀쩡한 성인 남성 캐릭터를 만들거나 굴리지 못하는 깊은 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덕분에 10년 넘게 자캐월드는 여캐꽃밭이었지요. 그러나 그런 몸이었던 제가 운명처럼 유화를 만나고 그 이후의 인생은 완전히 변했...... 너무 전도 스타일로 이야기한 것 같군요. 여하튼 정말로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인간남자청년캐릭터입니다.

 

외형과 커스터마이징의 주안점은 물론 감고 있는 눈인데요, 보통 사람을 볼 때 가장 시선을 많이 두게 되는 눈이 없는 만큼 얼굴의 다른 부분들이 잘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을 써서 예쁘게 깎고 또 깎았습니다. 설정에 부합해야만 한다는 정신으로 고치고 또 고치고.

 

여러모로 드라마틱한 복선이 있을 것 '같은' 스토리를 가진 유화입니다. 떡밥도 잔뜩 뿌려 놓았습니다. 시나리오 라이팅의 즐거움은 이런 것이고 나중에 진행하면서 떡밥회수 못하고 미싱링크가 대거 등장하고 배는 산봉우리를 타고 오르는 상황은 과연 올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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