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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를 이루고 있는 두 힘이 서로 얽히고 겨루는 것이 순리順理 일지니,

세상에 태어난 두 혼은 장차 다가올 시간들을 대비하라."

1. 호랑이가 물어 온 아이

 

 

 깊은 산세에 드리운 구름 띠가 때때로 지나가는 햇볕에 무지개처럼 눈부시게 빛난다는, 신이한 절경으로 이름난 소주(蘇州) 운강산(雲剛山). 은색 줄기의 자작나무에 흰 산안개가 자욱하면 바로 한 걸음 앞도 보이지 않아, 산길을 다니는 이들은 어릴 때부터 그곳에서 나고 자라 눈을 감고도 지리에 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다. 그 산자락에 작은 절이 하나 있었다.

 

 산사는 이름난 명사찰은 아니었으나 의외로 제법 오고가는 발걸음이 있다. 시주도 식객도 기인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은 절문을 들어선다. 사찰 살림은 단출하나 모자라지 않아서, 들르는 이와 머무는 이 모두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냈다. 겨울에는 눈 내리는 소리가 적막하지 않고, 여름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소란스럽지 않았다. 

 

 여느때처럼 고즈넉한 새벽이었다. 문밖에 비질을 하러 나온 도승은 기둥 옆에 선 묵직한 그림자에 당황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샛노란 두 눈을 발견하고 기겁한다. 일주문 반을 다 가리고도 남는 덩치의 대호가 우뚝 서서 그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수도승은 기겁해서 빗자루와 물바가지를 내던지고 달려갔다. 그는 곧 절 사람들을 깨워서 불러왔으나, 그때 이미 산노인은 날아간 듯 없었다.

 

 승려들은 주변을 살피다가 발치에서 보자기에 싸인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절에서는 아이를 거두어 기른다. 그때 호연을 물고 왔던 대호의 흔적은, 강보 옆 흙바닥을 힘있게 박차고 간 발자국뿐이었다. 

 

 

 

 

 

2. 자라지 않는 몸

 

 

 아이 때 절에 거두어졌으나 호연은 동자승으로 자라지 않았다.

 

 "저 아이는 스스로 그러하다. 세상의 도가 필요하지 않으니 인연이며 번뇌조차 그저 펼쳐진 길이리."

 

 산사의 주지인 서묵대사는 호연이 하는 대로, 크는 대로 두었고 호연은 경내와 산자락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지냈다. 아이들이 부모를 따라 공양을 올 만한 절은 아니었기에 호연은 그 곳에서 머리를 깎지 않은 유일한 아이였다. 낯가림이 없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목소리는 또랑또랑해서 무엇을 묻기도 묻는 말에 답하기도 곧잘 했다.

 

 서묵대사의 뜻대로 절에서는 호연에게 법도나 경문을 따로 가르치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옆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호연은 꽤나 능숙하게 따라 욀 수 있었다. 슬며시 참선에 몇 번 끼어들다가는 새벽 향기가 좋다면서, 어린아이답잖게 날마다 어두울 때부터 눈을 떠 승려들과 함께 앉았다. 어쩌다 꾸중을 들으면 시무룩해 있다가도 다른 놀 거리에 눈을 반짝거리며 뛰어갔다. 무공에 관심을 보여 어릴 때부터 놀듯이 수련했다.

 

 호연이 온 뒤부터 산사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대호의 그림자가 돌아다녔다. 절 사람들 가운데는 불안해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제가 아기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호연은 친숙히 여겼고, 해를 거듭하여 시간이 흐르자 누구나 자연스러이 여기게 되었다.

 

 

 호랑이가 물어 온 아이는 태어난 날도 달도 확실치 않아 생일을 몰랐다. 대강의 나이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지만 아무도 아쉽게 여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호연이 열 살이 되던 즈음하여, 그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쑥쑥 자라나던 호연이, 벼르고 있던 나뭇가지에 도무지 손이 닿지 않고, 그래서 타고 올라가 들여다보려던 새둥지는 아무래도 영영 넘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껴진 시점. 그것은 말과 같았다. '성장' 이 멈춘 것이다. 몸의 성장은 물론이고 내외공의 수련 또한 무언가에 막힌 듯 전혀 나아지지 않음으로 알 수 있었다. 이 기이한 상황은 누구나 처음 보는 것이었으며, 주지인 서묵대사조차 이유를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해 겨울, 언제나처럼 눈은 산 전부를 흰 이불로 덮을 것처럼 쌓였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산사에 방문객은 뜸했으며, 성장이 멈춘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호연은 내내 한구석으로 풀이 죽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인의 풍모를 한 방랑 선사가 산문을 들어선다.

 

 그는 드물게 찾아오는 사람인지 어린 승려들은 선사를 모르는 눈치였고, 나이든 도승 몇몇이 안부를 물으며 객을 맞았다. 세월이 지나도 절간은 십년이 어제같이 그대로고, 사람 얼굴은 흘러간 계절만큼 달라졌구나. 똑같아 지겨울 일도 아주 낯설어 외로울 일도 없으니 좋다. 너털웃음을 지으며 선사는 주위를 휘휘 둘러보다가, 호연에게 눈을 멈추고 한 마디 뱉는다.

 

 "너, 그 오른손에 모든 게 다 막혀 있구나."

 "그게 무슨 말이에요?"

 

 뜬금없는 소리에 갸웃하다 갑자기 번뜩하는 것이 있어, 호연은 장삼 자락을 붙잡고 묻지만 선사의 말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무슨 말이긴, 막힌 것을 풀어 주지 않으면 나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이지."

 

  선사는 그러고 나서 더 말이 없었다. 절에 머무는 며칠간 호연이 졸졸 따라다니며 졸랐으나 묵묵부답. 암자에서 나흘을 묵고 그는 휘적휘적 눈을 헤치고 떠나갔으며, 호연은 절 밖으로 멀리까지 사라지는 발자국을 보고 있었다.

 

 이후 누가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고 몇 날 며칠을 혼자 골똘히 생각하던 호연은 서묵대사를 찾아가 이야기한다.

 

 "봄이 오면 길을 찾아서 절을 떠나겠어요."

 

 

 

 

 

3. 비무장에서 만난 형제

 

 

 제 키보다도 큰, 절에서 쓰던 선장 하나를 들고 아이는 '길' 을 찾아서 길을 떠돈다. 그리고 어느 마을의 축제를 기웃거리던 도중, 오른 손바닥이 희미하게 빛나는 것을 알아챈다. 빛은 환하게 밝아졌다 도로 사그라들었다 하면서 손안에서 팔랑거리고 있었고, 호연은 무언가 이상한 기분으로 축제의 곳곳을 돌아보는데.......

 

 마을의 한가운데 있는 넓은 공터는 평소에 시장이 열리거나 하는 듯했으나 축제날에는 비무장으로 꾸며져 있었다. 붉은 깃발이 높이 걸려서 펄럭거리고, 구경꾼들이 왁자히 모여 한껏 활기를 띠었다. 키가 작은 호연은 안을 들여다볼 수 없어서 요리조리 사람들 틈을 헤치고 고개를 내밀었다. 장신의 권사를 상대로 솜씨를 펼치고 있는 것은 호연의 또래거나 두어 살 정도 더 나이를 먹은 듯 보이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호연은 오른손의 빛이 모양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밝아져 있음을 알았다. 무슨 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분명 어떤 글자의 모양이었다.

 

 호연은 처음 보는 소년에게 비무를 청해 그 자리에서 한판을 겨루는데, 사용하는 것이 서로 다른 무공임에도 당황스럽지가 않았다. 치고 들어가는 것과 받아내는 것의 합이 약속한 듯 맞아떨어지고, 기운이 부딪힐 때마다 막혀 있던 것이 열리며 전신의 기가 원활히 흘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치열한 승부보다는 서로의 실력을 한바탕 펼쳐 보이는 듯한 경합을 마치고 둘은 마주 인사한다.

 

 소년의 이름은 솔우라 했다. 둘은 몇 마디 말을 나누다가 각자의 손에 빛이 어른거리고 있음을 눈치챈다. 그 손바닥의 글자가 전에 없이 밝게 빛나, 신기하게 여겨 마주대어 보았더니, 손 안의 빛이 만나서는 빠져나가는 것처럼 위로 떠올라 공 모양이 되더니,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때 구경꾼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이 나와 호연과 솔우에게 서신 한 통을 전한다. 붉은색과 자주색의 무늬가 아로새겨진 작은 나무상자에 넣어 봉해진 서신이었다.

 

 "이보시오, 나는 여기, 바로 소협들의 뒤에 보이는 이 객잔의 주인 되는 사람이오. 십년 전 마적들이 마을을 습격하여, 객잔이 불타고 나도 가족들도 죽을 뻔한 것을 신이한 무공으로 막아 주었던 선인이 있었는데, 그 분이 나에게 이것을 맡기셨소. 다른 보답을 하려 해도 전부 사양하면서 그저, 십년 후에 객잔 앞에서 아름다운 비무를 보게 될 터인데 그때 그들에게 이 서신을 전해 달라 하였는데, 과연 오늘을 이른 것이었나 보오."

 

 

 

 

 

4. 아버지의 서신

 

 

 호연과 솔우는 상자를 열어 서신을 읽는다. 이제 서신 내용까지 써야 돼? 이 스토리 너무 길고도 화려한......꼼맘...감당할 수 없다.......그러니까 서신에 아버지는 선계의 사람이고 둘은 어머니가 다르지만 형제이며 청성산의 제이봉 청암굴...이제 굴 이름 짓기도 귀찮아 그러니까 거기에 가 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호연이와 솔우는 청성산으로 여행을 떠나고 동굴 속에서 빛나는 청성산의 열쇠를 이용해 아버지의 유품을 열어 운메이를 획득하는데 둘 중 인던초식동물형인 호연이 주장하기를 자신은 쟁을 할 생각이 1도 없으므로 악세셋팅은 하나뿐이어서 귀걸이가 관통 따위 붙은 못생긴 형편인데 손가락에라도 옵션을 발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잠시만요 다시쓸게요......................(_ ._.)_

예솔우

 

호연의 배다른 오빠. 호연과 반대되는 기운을 가진 형제이다.

선인인 아버지가 남긴 말에 따르면, 호연과 솔우의 두 기운은 각각 세상을 이루는 축으로써 서로 다르면서도 균형을 이룬다. 

이는 어느 한쪽이 지나쳐서는 안 되며, 둘은 각각 존재하면서 서로 겨루고 동시에 의지하는 것.

 

 

서로의 존재와 관계, 과거를 안 이후부터는 다시 헤어져 각자의 갈 길을 가고 있으나 무형의 연결 고리가 남아 있는 듯하다.

어느 한 쪽이 극심한 내상, 혹은 내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정도의 외상을 입으면 다른 한 쪽이 알아차릴 수 있다.

아마도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둘 모두가 막연하지만 예감하고 있다.

 

여행 중 어느 시골 마을로 행선지를 잡고 가던 중, 호연은 묘한 소문을 듣게 된다.

마을 주변에 구미호가 나타나 사람들과 여행자들에게 해코지를 한다는 것.

 

이에 호연은 자신이 그 구미호를 만나 혼내줘야겠다는 대담무쌍한 계획을 세우지만,

달밤에 마을로 들어가는 산길에서 만난 것은 자신의 나이 또래인 작은 여자아이.

 

처음 만났을 때는 여우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무턱대고 공격했으나 곧 설이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따박따박 따지는 말에 호연은 할 말을 잃고 만다. 결국은 '진짜로 사람을 해치는 걸 보지도 못했으면서' 오해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친구가 되어 버림.

 

설이가 구미호인 것도, 호연이 직접 보지 못했다 뿐이지 설이가 사람을 해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어떻게 그 이후로는 묘하게 돈독한 친구 관계로 지내고 있다.

 

설이는 한 마을에 머물러 있고, 호연은 세상을 돌아다니기에 첫만남 이후에도 종종 들러서 밤새 이야기하고 놀다 가는 듯.

 

씩씩하고 올곧은 여자아이, 세상을 다 어우를 만큼 큰 그릇으로 자랄 듯한 여자아이.

끈기와 용기와 호연지기와(ㅋㅋㅋㅋㅋ) 운명의 부름이 넘치는, 그야말로 자연과 같은 인물상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캐릭터들이 소설적, 혹은 캐릭터적 서사의 스토리를 가졌다면, 호연이는 동화나 설화적 서사에 가까운 아이.

논리를 뛰어넘는 설정도, 현실적인 이성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흐름도 끌어안아지는 그런 옛적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호연이 기여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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